2n년전, 평일 낮에 혼자 종묘에 가서 처마밑에 앉아 하염없이 정전을 볼 때가 있었는데, 어느날 노인 커플이 왔음. 잔디밭에 자리를 잡더니 할머니가 가방에서 흰수건에 곱게 싼 홍시 두 개를 꺼냈음. 무릎을 세우고 딴청피우던 할아버지는 홍시를 받고 약간 쑥스러워했음. 딱 봐도 사귄지 얼마 안된 커플이었음. 갑자기 처량해져서 마시던 캔커피 쏟아버리고 일어섰음. 그렇게 크고 잘생기고 빨간 홍시는 어디서도 본 적이 없음. 은근하고 수줍지만 불타는 황혼의 사랑 그 자체같았음. (내 남자의 부실한 치아까지 사랑한)
about 2 months a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