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은 솔직히 말하자면 내 취향은 아니다. 어렸을 땐 멋모르고 읽었는데, 이제 그렇게 트라우마를 헤집는 문학이 힘들다. 특히 세월호를 겪고, 조카들이 태어나면서, 그 트라우마를 해체하는 과정에 아이들이 등장하는 작품은, 정말로 고통스러워졌다.
하지만 내 취향과 한강의 문학적 성취는 전혀 관계가 없는 것이고, 없어야 한다. 한 인간의 취향이 예술적 성취를 판단할 때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우리는 이미 한번씩 목격했잖아.
개인의 취향은 인정. 그런데 자기 취향 아니라고 이번 노벨문학상의 의미를 깎아내리는 짓은 많이 후지다.
12 months a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