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사의 실수로 입을 꾹 다문 아이는 어찌나 고집이 센지 거의 열흘 넘게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마법사는 그게 자신의 잘못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말이 안 통하는 고집쟁이들에 대해서는 잘 알았다 그는 마음을 돌릴까 싶어 아이에게 확대-입체-투영경으로 눈 결정을 보여주었다 검은 구석은 없지만 마법사는 아이가 새였다면 단연코 까마귀였을 거라고 생각했다 아이는 잘 벼린 날처럼 산산한 유리 조각처럼 반짝이는 결정을 한참 바라보다 마법사의 눈을 보고 말했다 눈을 오래 만지고 있으면 살갗이 따끔하고 붉어지는 건 이것들이 날 찔러서인가봐요
about 1 month a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