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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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인 오늘은 하루 종일 비가 왔다. 저녁 무렵 구름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 달에게 소원을 빌었다. 사람들의 먹고 사는 일이 조금 더 수월해지기를. 버티지 않아도 그냥저냥 살아지는 삶이 모두에게 깃들기를. 내일이 무서워 잠 못 드는 밤이 없기를. 곧 다가올 황량한 계절에 마음을 다치는 일이 없기를.
20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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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여유가 넉넉하게 남은 날에는 매일 다니는 귀가길을 지날 때에도 노을에 비친 이 길의 가로수가 이렇게 예뻤던가? 싶어 문득 놀라 멈춰 서서 잠시 바라볼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세상에는 항상 아름다움이 존재하지만 다만 내가 매번 그것을 알아볼 수 있는 상태가 아닐 뿐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사람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2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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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련히 튼튼하게 잘 만들어졌겠지만 폭풍우가 쏟아지는 날에는 창 밖에서 모진 비바람을 그대로 다 맞고 있는 에어컨 실외기가 항상 걱정스럽다.
2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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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AI챗봇에게 질문할 때도 존댓말로 최대한 예의 바르게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한다. 이렇게 노력하는 첫 번째 이유는 상대방을 존중하지 않고 예의를 지키지 않는 언어 습관이 혹시라도 몸에 밸까 봐 조심하기 위함이고, 두 번째 이유는 나중에 초지능 AI가 나와 세상과 인간을 혹독하게 지배하게 되었을 때 옛정을 생각해서 그래도 나는 조금 봐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기 때문이다. 비중을 따지자면 두 번째 이유가 9할 정도이다.
2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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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을 악착 같이 버티지 않아도 그냥저냥 살아지는 삶이 우리 모두에게 깃들기를 바란다.
3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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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를 버리러 나갔다가 갑자기 쏟아진 비로 공기가 선선해져 있길래 잠시 주변을 걷기로 했다. 가로등 아래에서만 비치는 은빛 빗줄기가 너무 예뻐서 걸음을 멈추고 서서 한참 바라보다 왔다. 아직 나에게 저 아름다움을 알아볼 수 있는 마음이 남아 있다는 사실에 안도하며 다행한 일이라 생각했다.
3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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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여름날 새콤달콤 시원한 김치말이 국수. 부족한 나와 결혼해준 사람에게 원할 때마다 제공되는 결혼 특전 요리이다.
3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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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완전히 망쳐버린 것 같다는 생각에 숨통이 막혀 주저앉아 있을 때 ‘행복은 마음 먹기에 달렸다’는 식의 해답을 제시하는 가르침에 위로 받았던 적이 없다. 위로가 되었던 말은 항상 “아 그래요? 언제 그랬어요? 저는 어제 조졌는데.” 같은 말들이었다.
3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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빡빡한 하루 일정을 모두 소화해내고 나면 오늘 하루를 알차게 썼다는 생각에 뿌듯하고 기쁘고 만족스럽다. 하지만 내가 진정 바라는 삶은 늦잠 자고 일어나서 산책 좀 하다 카페 들어가서 샌드위치로 아점 먹고 책 몇 장 넘겨 보다가 들어와서 영화 한편 보고 났더니 어 벌써 저녁이네? 하는 밀도 낮은 삶이다.
3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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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좋아해 보는 일
3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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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좋아하던 것들을 더 이상 예전처럼 순수한 마음으로 강하게 좋아할 수 없게 되는 것은 세파에 시달리며 나이를 먹는 과정에 수반되는 현상 중 하나이다. 음악, 게임, 만화, 책, 영화, 여행, 일 등 다양한 항목들이 해당할 수 있겠지만 그 중 가장 아픈 부분을 고르라면 역시 사람을 들 수 있겠다.
3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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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나 증오가 삶의 진취적인 동력으로 작동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지만 나는 살면서 그랬던 적이 한 번도 없다. 누군가를 미워하는 동안에는 항상 마음이 몹시도 괴롭고 힘들었다. 가급적이면 남은 여생 동안 아무도 미워하고 싶지 않다. 물론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3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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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워크맨 시리즈의 디자인을 아주 좋아한다. 첫 번째 모델인 TPS-L2부터 이미 시대를 뛰어넘는 아름다움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
youtu.be/dZjQSxXf9Q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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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LKMAN®1979-2019 selected
YouTube video by Sony
https://youtu.be/dZjQSxXf9QI?si=RNbC7D0JgULVRNcj
3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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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간만에 반가운 사람을 만나 용건도 목적도 없이 그냥 그동안 살아온 얘기들을 쉴 새 없이 주고받다 보면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고 있었던 감각기관이 다시 열리는 것 같은 기분을 느낄 때가 있다. 그런 날은 혼자 돌아오는 길 버스 안에서 아직도 나에게 사람을 좋아할 수 있는 힘이 남아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며 크게 안도한다. 사람은 너무 무섭지만 사람을 좋아하는 일은 그만둘 수 없다. 역시 그만둘 수가 없다.
3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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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시나리오 라이터라는 직업
3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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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하던 게임이 망해서 신규 프로젝트로 옮겨갈 때마다 망한 게임에 등장했던 NPC 이름을 몇 종 씩 돌려쓴다. 내가 손 댄 NPC들은 그렇게 역할을 바꿔가며 영생을 산다.
3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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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망이 예정된 세상에 남는다는 것 1/2
3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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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틀이 투투투투 떨릴 정도로 강한 비가 쏟아질 때 커피를 들고 내 방 창문 가에 앉아서 ‘이 거친 비를 피할 수 있는 내 공간이 있어서 정말 다행이다’ 하는 안도감을 느끼며 한참 동안 세찬 비 소리를 듣는 것을 좋아한다.
3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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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녀 그리기 월드 챔피언십 세계 랭킹 1위 수상 작품 (심사위원 : 나)
4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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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안 쓰는 용병들 정리하고 있는데 정리 해고 대사들이 너무 미안하게 만든다.
4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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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 되면 괜찮아져요?
4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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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아 지는 우주
4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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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목적지
4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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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성향이 완전히 정반대이지만 타인에게 항상 친절하고 상냥해서 여전히 좋아하며 가까이 지내는 지인이 있다. 반면에 아무리 정치 성향이나 지향하는 이상이 비슷하다 해도 "계산 도와드리겠습니다~" 라고 말하는 점원에게 "얼마나 도와 주실 건데요?"라고 말하며 짜증을 내고 면박을 주는 사람과는 친구가 될 수 없을 것 같다.
4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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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어떤 일이든 많이 하면 많이 할 수록 익숙해지기 마련인데 삶을 사는 것은 몇십 년을 해봐도 익숙해지지가 않는다. 먹고 사는 일은 특히나 더 그렇다. 참으로 이상한 일이다.
4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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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는 그냥 삶으면 포슬포슬해지는데, 갈아서 구우면 쫄깃쫄깃 해진다. 감자전을 구울 때마다 정말 신비한 야채구나 하고 생각한다.
4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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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전 아직 현금을 활발하게 사용하던 시절. 서버 프로그래머 동료분과 음료수를 뽑아 마시러 자판기에 갔다. 마침 가진 돈이 만원짜리 밖에 없길래 천원 짜리 10장으로 바꾼뒤 펼치면서 짜잔~ 돈 복사~ 하고 농담을 했다. 잠시 동안 말없이 나를 바라보던 서버 프로그래머 동료분은 내 어깨에 손을 얹으며 "홍환씨. 그런 농담은 하는게 아니에요." 라고 말했다. 그 때의 그 떨리는 눈동자를 아직도 잊을 수 없다.
4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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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더우니까 헉헉 오늘 점심은 간단하게 헉헉 국수나 말아먹자 헉헉 (하나도 안 간단함)
4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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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어 무조림. 잘 안 보이지만 생물 고등어 두 마리가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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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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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몰에서 온도계를 구매하려고 하는데 색상 옵션이 너무 많아서 고민이 된다. 귀여운 하양이 좋을까, 모던한 white가 좋을까. 한국적인 흰색도 좋아 보인다.
4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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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가 좋았던 전 직장 동료 분을 오래간만에 다시 만났을 때 느껴지는 그 반가움이 가끔은 감격스러울 때가 있다. 회사처럼 서로를 오해하고 미워하고 적대하기 쉬운 환경에서 끝내 서로를 싫어하지 않고 가까워질 수 있었다니. 기적 같은 일일지도 모른다.
4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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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멍님께서 그려주신 나와 아내의 상상도. 콩멍님은 10년도 더 전에 서로 3DS를 가지고 다니다가 엇갈림 통신 자동 프로필 교환으로 알게 된 사이이다. 실제로 오프라인 지근 거리에서 스쳐지나 갔지만 서로 얼굴은 모르는 기묘한 관계다. 그림 너무 귀엽고 반짝 거린다. 감사합니다ㅠㅠ
add a skeleton here at some point
4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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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sted by
홍환
콩멍/DAONISM
4 months ago
2025.06.17
#rkgk
상처났지만 멋진 홍환표고와 그의 짝꿍송이의 다람쥐 비밀통로 탐험~ 블친님 사진이 넘 귀여워보여서 두분다 뵌적없는고로 상상으로 슥슥낙서~ 사진 출처는 타래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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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닿은 것도 아닌데 비 많이 내려서 습도 높아졌다고 하루 만에 울어 버렸다. 종이는 습기에 정말 약하구나. 새 책인데. (눈물)
4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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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다람쥐 비밀통로
5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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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이란 세파에 무분별하게 휩쓸려 가지 않도록 나를 정의해주는 찬란한 개성이자 삶의 기쁨을 발전하는 강력한 발전기다. 비윤리적이거나 반사회적인 것이 아닌 이상 그것이 있다는 것에 감사한 마음을 가지며 소홀히 여기지 말고 꾸준히 관리하고 다듬어 나가는 것이 옳다. 나이를 먹어갈 수록 더욱 그렇다.
5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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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라이프i] 전투-채집-제작의 절묘한 컨텐츠 연계가 대단하다. 어떤 행위를 하더라도 다른 두 계통의 즉각적인 성장과 이득으로 연결되므로 강도 높은 노가다(반복행위)가 전혀 지겹지 않고 항상 기쁘고 설렌다. 놀라운 완성도다. 지극히 개인적 기준으로 올해의 게임이다.
5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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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마음먹은 대로 흘러가지 않으니까 재미있는 거야. 세상만사가 원하는 대로 다 이루어지면 무슨 재미가 있겠어?’ 라는 식의 문구나 대사를 볼 때마다 의문이 생긴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마음먹은 대로 다 이루어지는 쪽이 훨씬 더 재미있을 것 같은데 말이지.
5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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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하다 발견한 씨앗. 먹으면 왠지 능력치가 상승할 것 처럼 생겼기에 고민하다 힘의 씨앗이라고 이름 붙였다. 사용하면 힘이 1증가한다.
5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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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생활로 심한 고통을 겪고 있는 지인을 만나러 갈 때마다 종종 "저, 다름이아니라 내일 오후에 잠깐 들러서 뫄뫄님네 회사 폭발시키려 하는데 시간 괜찮으실까요?"하고 묻곤 한다. 대부분 너무 좋아하셔서 가슴이 아프지만 이런 걸로라도 잠시 웃으셨다니 기쁩니다.
5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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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가 있는 곳
5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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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을 바라고 착한 내 모습을 전시하기 위해 기부 인증을 하거나, 약자를 옹호하거나, 타인에게 친절을 베푸는 것 정도가 위선이라면 그런 위선은 사회를 위해 더욱 많아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딱히 해로울 것이 없다.
5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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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x년 전 첫 회사를 다니던 무렵. 그 시대의 회사들이 다들 그러했듯 내가 다녔던 첫 회사도 미칠듯한 야근과 주말 출근을 강요하는 고압적인 분위기의 회사였다. 그래도 룸살롱 같은 데는 가지 않았고 회식 후에도 다같이 노래방 정도만 갔다가 해산하는 정도였다. 그런 부분에서는 클린한 곳이었다. 하지만 임금체불을 반복하다 회사는 결국 폐업했고 퇴사한 후 몇 년 뒤. 퇴사자 모임에서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다.
5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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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불이 되어 횡단보도를 건너는데 횡단보도를 절반이상 침범한 채 정차해 있는 트럭 하나 때문에 사람들이 크게 돌아가고 있었다. 아니 무슨 행인들한테 저렇게 불편을 끼치고 위협을 느끼게 하면서 조심성 없이 운전을 하나 싶어서 지나가는 나도 울컥 운전자에게 화가 났다. 그 순간 운전자 분이 창문을 내리더니 쩔쩔매는 표정으로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하고 외치며 연신 고개를 숙이면서 횡단보도를 건너는 사람들에게 사과했다.
5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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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화장대 위에서 정체불명의 도구를 발견했다. 어디에 쓰는 물건인지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런 용도 밖에 떠오르지 않아서 최근에 뭔가 잘 못한 건 없지는 자신을 뒤돌아 보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6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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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는 뭔가에 깊이 몰입함으로써 타인을 거치지 않고 자체적으로 외로움을 다룰 수 있을 거라 믿었던 적이 있었다. 물론 제대로 되지 않았다. 젊은 날의 객기 같은 것이었다.
6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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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마음 건강 상태는 외로움을 어떻게 다루는 지에 의해 결정되는 것 같다. 외로움을 다루는 방법에 정답 같은 것은 없겠지만, 어쨌든 외면하고 방치해두면 반드시 악화된다는 것 만은 확실한 듯 하다.
6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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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조합이 예쁜 키캡은 수건 위에 널어 놔도 예쁘구나. 오래 쓴 거지만 씻어 놓으니 새것 같다.
7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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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 선호하는 패션이 있는 것은 아니고 아내가 패션 특강을 해주실 때마다 사진 찍어 놨다가 외출할 때 그대로 입고 나가는 편이다.
7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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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달 열심히 살았다.
7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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