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작품에는 종종 바다가 들어간다. 언젠가 바다들을 모아 바다를 만들어도 좋겠지. 밤바다는 저승과 이어져 있고, 파도가 발목을 감싸 쥐고 화자를 이끌어가려다 놓아 주는 것을 반복하고, 화자는 바짓단을 적시며 발(=정체성)을 계속 바닷속에 절반 담그고 있고, 바다는 죽음이자 탄생이고, 대양은 곧 태아가 자라는 양수이자 근원으로 회귀할 공간이다. 바다에는 별이 빙글빙글 돌아가며 잠기고, 별은 잃어버린 영혼들이며, 별의 궤적은 윤회 환생을 뜻한다. 별들은 바닷속에서 미련도 후회도 잃어버리고 다시 태어난다. 새로운 자아로, 때로는 타아로.
4 months a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