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가 나를 믿어줬으면 했다.
그렇기 위해서는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 박덕개가 없어야만 했다.
캡모자를 눌러 쓰고, 선글라스 뒤에 눈을 가리고, 마스크 뒤에서 보이지 않을 가면같은 웃음을 쓰고 다닌다면 그 누구도 박덕개를 보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배우니까, 가장 잘 하는 거니까.
그런데 아무래도 내가 필요했었던 것은,
가면으로 나를 숨기는 것이 아닌
가면을 벗어도 나를 감싸줄 사람이 필요했었던 것 같다.
공허를 채워주는,
"덕개 씨,"
그런 사람.
5 months ago